오늘도 본가에서 상쾌한 백수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
돌발 퀘스트가 생겼다.
바로, 틀니 때문에 막힌 변기를 뚫는 것.
뜬금없이 등장한 이 틀니가 누구 것인지는 소유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공개하지는 않겠다.
아무튼 불우한 오늘의 주인공의 모조 치아가 위치해있을거라고 짐작되는 곳은 대략 배관의 중간쯤이었다.
배관 중간이라는 위치와 이물질의 특성상
옷걸이를 사용해서 꺼내기도 어렵고, 약품으로 녹이기도 불가능하다.
뚫어뻥을 사용하는 것은 틀니가 배관에 더 단단하게 끼이는 일을 초래하여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때문에 일반 가정집에서는 웬만하면 배관공을
불러야...하나..?
돈아까운데...?
아니야 필자 너만 아까워하는 거라니깐
때마침 온라인에서 하수구 집게라는 물건을 3천원에 팔길래
냉큼 로켓배송으로 주문하여 인형뽑기를 시도해보았으나
...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내 돈
60cm짜리든 90cm짜리든 1.6m짜리든, 아무리 힘주어 쑤셔넣어보고 고무장갑을 끼고 밀어넣어보아도
변기의 U자 트랩을 통과할 수가 없었다.
이쯤하면 역시 배관공을 부르는 게 답인 것처럼 보인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어서 화장실 수리업체에 전화를 하도록 하자.
...
하지만 필자는 그럴 수가 없다.
본가에 얹혀 살며 부모님의 등골을 빨아먹고 있는 신세에 쉽사리 돈을 쓸 수는 없는 노릇.
직접 변기를 해체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제발 궁상은 그만
준비물은 고무장갑, 일자드라이버, 스패너, 백시멘트(다이소), 실리콘헤라(다이소).
변기 물 공급 배관을 잠근 후 스패너로 분리시켜주고 물을 내려 변기를 가볍게 한다.
일자드라이버와 스패너를 사용해서 이미 노후화로 갈라져있던 시멘트를 쳐서 빼주고 변기를 들어낸다.
문제의 틀니가 변기 안에 상당히 단단하게 걸린듯했으나
변기를 180도 거꾸로 뒤집어서 쑤셔보고 툭툭 치고 세숫대야를 이용해 역방향으로 물을 부어주고 했더니
휴지 덩어리들과 함께 의외로 쉽게 툭 떨어진다.
이후 다이소에서 백시멘트와 실리콘헤라를 사서 변기를 다시 제 위치에 고정해주었다.
의외로 간단하게 끝났...나?
아마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저 망할 하수구 집게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것만 알아도 이득이 아닐지.
문제의 이물질 사진이다.
일부러 작게 해놨으니 구태여 확대해보지는 말자.
'DI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겉 철망만 닦으셨나요? 자취방 주방후드 제대로 청소하기 (0) | 2025.05.04 |
---|---|
고장난 주방후드 원인 파악과 수리하기 (0) | 2025.05.04 |
자취방 거울, 수전 따위 닦아보기 (0) | 2023.11.04 |
둥근 문손잡이 분해 도저히 안될때 빼내는 법 (feat.셀프교체) (0) | 2023.02.16 |
얕보면 안되는 자취방 에어컨 필터 청소하기 (0) | 202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