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성장하려면 태양에서 나오는 충분한 빛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쥐구멍에 사는 누군가의 반려식물은 가엾게도 위대한 공짜 자연 조명을 누리지 못한다.
이런 경우 식물은 끝없이 웃자라게 된다. 높이 자라봤자 그 끝에 있는 것은 찬란한 태양이 아닌 콘크리트 천장임에도...
아무튼 형광등 아래에서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전구로는 식물을 자라게 할 수 없다.
금속에서 일어나는 광전효과처럼 엽록소도 일정에너지 이상을 받아야 광합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집들이 선물이랍시고 전구 하나만을 덜렁 주고 간 친구가 있었는데, 이참에 그걸 가지고 실험을 해보았다.
필립스 휴 블루투스 스마트전구의 스펙은 다음과 같다.
806 lumen
9W 42mA
1600만가지 색상 변경 기능
가격 5만원대 고맙다 손xx 이친구야...
아무튼 절대로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스펙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아보카도가 웃자라고 잎도 축 처지길래 조명을 가까이에 켜 주었다.
아보카도가 자라는 데 필요한 조도값이나 PPFD값(Photosynthetic photon flux density)는 대충 검색해봤는데 안나와서 모르므로, 일단 최대한 가까이에 조명을 위치시켜 주었다.
쾌청한 낮에 조도계로 측정한 태양의 조도값은 20,000lux정도라고 한다.
1 lumen의 조명을 가지고 1m떨어진 곳에 위치한 1제곱미터 면적에 빛을 비추었을때의 조도가 1 lux라고 하니까,
800루멘짜리 조명을 최대한 가까이에 위치시켜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색깔 또한 시중의 식물생장등의 분홍빛 색깔에 맞게 바꿔주었다.
9W의 에너지를 온전히 450nm, 660nm스펙트럼대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식물이 자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계산을 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냥 켜두고 효과가 있는지 보는 편이 계산하는것보다 훨씬 덜 귀찮을 것 같았다.
일주일쯤 지나고 변화를 지켜본 결과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블로거의 뇌피셜이므로 믿으면 안 된다. 그러나 어쨌건 축 처지던 잎은 다시 빳빳해졌고, 잎의 면적이 조금 더 넓어졌다.
*2023.09.05 추가: 물론 식물이 다시 건강해진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일조량을 많이 요구하는 아보카도와 같은 식물은 태양빛이나 식물등을 쬐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분갈이도 뿌리가 화분을 꽉 채워서 밑으로 튀어나오기 전 제때 해주고...
사진을 찍으며 플리커현상이 있다는 것도 추가로 알게 되었다. 필자는 잘 모르겠는데, 플리커현상이 있는 싸구려 전구를 쓰면 눈이 피로해진다고들 한다. 5만원짜리 필립스 전구를 샀는데 플리커현상을 겪고 싶지 않다면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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