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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파리 전쟁수행록- 왕겨멀칭과 과산화수소수의 효과에 대하여

저도잘은몰라요 2022. 4. 23. 23:14

일자별 사살한 뿌리파리의 수

1마리 - 2마리

3마리 (1일차) - 8마리 - 35마리 - 25마리 - 42마리 - 22마리 - 20마리(7일차) -

18마리 - 13마리 - 19마리 - 10마리 - 26마리 - 21마리 - 10마리(14일차) -

10마리 - No data - No data - 2마리 - 0마리(19일차) - 0마리(20일차) - 0마리(21일차~)

5마리 - 15마리 (30일차)* 

*화분에 완두콩을 같이 심어보겠다고 왕겨와 흙을 뒤적거렸더니, 표면의 알이 흙 속에서 부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개님께서 알려주신 뿌리파리의 일생 고리를 끊어주는 방법인 왕겨 멀칭과 과산화수소수 희석액 도포법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었던 전쟁 수행록이다. 

 

전쟁과정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1. 과산화수소수 희석액이 번데기와 성충, 유충을 잘 죽이지는 못하나, 희석액 도포 후 우화한 성충의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사실

2. "3cm 두께의 왕겨 멀칭+하루 1회 화분주변 성충 방제활동"은 뿌리파리 성충의 산란을 억제하여 뿌리파리의 일생고리를 일시적으로 끊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

3. 0마리로 전환된 이후라도 표면의 알이 모두 죽기 전엔 왕겨, 흙을 뒤적거리면 안된다는 사실

이 세가지이다.

 

*성충이 보이는 족족 죽여버렸기에, 멀칭만으로 일생고리 차단이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과산화수소수 희석액이 유충을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다면 희석액 도포 후 번데기가 모두 우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4일이 지난 5일차부터 감소세로 전환해야 하나, 뿌리파리 성충의 수는 20마리선에서 유지되었다. 

***발견된 성충의 숫자가 0마리가 된 이후 방심하고 흙을 뒤적였더니 갑자기 성충이 다시 발견되기 시작했다. 


<(-1)일차>

- 날파리 한두마리가 방에서 발견되었다. 겨울이 지나고 유입된 날벌레인가 하고 무심히 넘겼다. 

 

<0일차>

- 아보카도의 이파리 끝부분 1mm정도가 검게 타들어갔다. 상처 부위가 매우 작으며, 신엽에는 별 문제가 없기에 그냥 넘어갔다. 날파리가 한두마리 있었으나 무시하고 지냈다. 아보카도 화분은 왕겨로 멀칭을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1일차>

- 날파리의 수가 증가했다. 3마리 정도가 목격되었다. 조명 아래에서 키우고 있던 바질의 신엽 끄트머리가 갈색으로 말린 것이 확인되었다. 사진상으로는 멀칭이 되어있으나, 전쟁수행 전의 바질은 멀칭을 해놓지 않은 상태였다.

뿌리파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사진으로만 목격했던 뿌리파리는 상당히 길쭉하고 날렵하게 생겼기에, 통통한 먼지보풀처럼 날아다니던 내 방의 날파리가 뿌파일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 

자세히 관찰하고 더듬이, 다리, 몸통, 줄무늬 등을 도감과 비교해본 결과 뿌리파리로 확실시되었다.

 

뿌리파리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1일차 자정>

- 목격된 성충 3마리를 모두 잡아 죽였다.

성충은 아보카도 화분의 주변에서만 발견되었다. 아보카도 잎 뒷부분, 화분 윗부분 가장자리에서 가장 잘 발견되었다. 

왕겨로 모든 화분을 멀칭하였다. 

모든 화분에 3%과산화수소수를 물과 1:10비율로 희석하여 가득 뿌려주었다. (화분 밑으로 새어나올때까지)

 

<2일차>

- 뿌리파리가 8마리가량 목격되었다. 무시무시한 숫자가 되어간다.

전부 바닥에 위치한 아보카도 화분 근처에서 목격되었다. 

조명 아래에 있는 바질 화분 근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성충을 사살하는 중이다.

 

뿌리파리는 매우 느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빠른 곤충도 아니다.

화분 가장자리에 앉아있는 개체는 휴지로 비교적 천천히 눌러도 쉽사리 잡히며,

휴지로 누르기에 곤란한 곳에 앉은 뿌리파리는 비행하도록 유도한 후 공중에서 타격하면 웬만해서는 잡힌다. 

명중에 실패해도 비행능력이 좋지 않은 뿌리파리는 근처에 내려앉을 것이다. 

 

뿌리파리는 비행하기보단 빠르게 기어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위 문단에 취소선을 그은 이유는, 본가에 내려갔을 때 과산화수소 처리를 하지 않은 화분에서 우화한 뿌리파리 성충의 활동성이 매우 뛰어남을 전쟁수행 17일차에 알아냈기 때문이다. 

<3일차>

 

출처: 프로개님 블로그

 

- 35마리가량 발견된 뿌리파리를 전부 사살했다. (손으로!)

이 전쟁은 언제쯤 끝나게 될까? 대충 짐작해보자. 

가드닝으로 유명한 프로개님 블로그에서 뿌리파리의 일생을 나타낸 그림을 볼 수 있다. 

과산화수소수와 멀칭을 통해 일생 고리를 끊는 방제방법은 4일~ 2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매일 30마리의 뿌리파리와 함께 한달을 보내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도 뿌리파리의 개체수가 현 단계에서 유지될 시 농도를 높인 과산화수소수 용액을 다시한번 뿌릴 예정이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과산화수소수가 번데기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번데기로 보내는 시간인 약 4일을 넉넉하게 일주일 정도로 잡아본 것이다. 

 

물론 최후의 수단으로는 농약을 사용해야 할 터이나,

왕겨 멀칭&과산화수소수 방제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 본 전쟁의 목적이므로

일단 농약사용은 자제하도록 하겠다. 

<4일차>

사격중지!!사격중지! 아군이다!

 

화분에서 아군인 이리응애가 발견되었다. 

전쟁 수행이 좀더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리응애는 뿌리파리의 알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과산화수소를 퍼붓는 상황이 온다면 아군인 이리응애의 피해도 감수해야겠지만

뭐, 상관없다. 새 왕겨를 더 부어주면 왕겨 안에 있는 응애가 옮겨올테니까. 

 

뿌리파리는 오늘하루 총 25마리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성충을 모두 제거했다. 

아직까지 아보카도를 제외한 타 화분에서는 뿌리파리가 발견되지 않았다. 

아보카도를 처음 심을 당시에 바깥에서 흙을 퍼왔는데, 거기에 있었던 알들이 봄이 되어 부화한게 아닐까싶다. 

 

<5일차>

뿌리파리를 42마리가량 사살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침공이다. 

 

짝짓기하고 있는 뿌리파리의 모습

 

뿌리파리는 화분 근처, 흙 등에 내려앉아 교미하고 산란한다. NCPMS에 따르면 산란 위치는 흙 표면이다. 부화한 유충은 표면으로 파고들어 뿌리를 상하게 한다. 아보카도에 멀칭한 왕겨의 두께는 3cm이다. 3cm의 멀칭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터이다. 

 

<6일차>

발견된 뿌리파리의 수는 지금까지 다음과 같다. 

1마리(-1일차) - 2마리 - 3마리 - 8마리 - 35마리 - 25마리 - 42마리 - 22마리(6일차)

과산화수소수가 유충 사살에 효과가 있다면 지금쯤 감소세로 전환되어야 한다. 제발...

 

<7일차>

오늘은 뿌리파리가 적은 것처럼 느껴진다.

20마리를 죽였는데도 말이다. 

나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감소세인지 아닌지 애매하므로, 농도를 높인 과산화수소수 도포는 좀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8, 9, 10, 11일차>

8일차인 오늘 발견된 뿌리파리는 18마리이다. 아주 조금의 감소세가 되었다. 

9일차는 13마리로 줄었다. 

10일차에는 다시 19마리가 되었다.

보이는 족족 잡아죽임+1일차의 과산화수소수 방제+왕겨 멀칭은 효과가 있는 것일까. 

11일차에 10마리로 줄었다. 보이는 족족 죽였으니 이제 제발 줄어들 법도 하다. 

 

<12, 13, 14,15일차>

조금 줄어드는듯해보였던 뿌리파리는 12일차인 오늘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6마리가 되었다. 

어느새 농약을 검색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진정하고 원래 계획대로 농도를 증가시킨 과산화수소수를 뿌려주었다. 

현 시점에서 과산화수소수가 번데기를 잡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유충을 잡을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13일차, 21마리다. 이대로 계속 20마리 언저리가 유지될듯해보인다. 

14일차, 10마리.

15일차 오전에 5마리를 방제했으나 정오에 본가에 내려가게 되어 오후 데이터가 없다. 오전과 똑같은 수를 오후에 사살했다고 가정하고, 10마리로 기록하도록 하겠다. 

 

<16, 17일차>

본가에 내려가게 되어 데이터가 없다. 왕겨 멀칭이 성충의 산란방지에 효과가 있다면, 20일차 전후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18, 19일차>

 

집을 비운동안 발아한 바질 씨앗

 

집을 비운동안 뿌리파리가 드글드글하게 발생했을것이라 예상했으나 웬걸, 화변 주변이 깨끗하다. 

다행히 [왕겨 멀칭+성충 보이는대로 잡기]가 효과가 있었나보다. 

18일차엔 두마리를 죽였다. 

 

더이상 뿌리파리가 나타나지 않는다. 19일차인 오늘은 0마리가 관찰되었다. 

화분표면의 왕겨를 툭툭 건드리고 화분을 쳐봐도 뿌리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도 뿌리파리가 계속 발견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전쟁을 종료하도록 하겠다. 

 

26일차, 뿌리파리와의 전쟁 종료를 선언한다. 

 

약 30일차, 뿌리파리가 부활했다. 변인 통제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내 책임이다. 

약 3일 전 완두콩을 심는답시고 흙을 뒤적인게 문제라고 생각된다.  

물론 약 20일정도 기다리면 뿌리파리가 자연소멸하겠지만, 내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버리고 말았다. 

농약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농약 사용 1주일차, 딱히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유명 식물블로거 프로개에 의하면 젖은 화분 흙에 농약을 사용할때는 농약 농도를 좀더 올려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대 4배라고 한 그의 말을 참고하여, 필자는 2배 농약을 제조하여 흙에 부어주었다. 

다시 1주일을 기다리자, 뿌리파리가 말끔히 제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