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아레카야자와 테이블야자 구별법 (+NASA 논문에 아레카야자 대신 나오는 Bamboo palm은 뭘까)

저도잘은몰라요 2022. 5. 25. 06:41

제목: 아레카야자와 테이블야자 구별법 (+NASA 논문에 아레카야자 대신 나오는 Bamboo palm은 뭘까)

 

식물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자주 듣게 되는 이름들이 있다. 

개업축하화분으로 금전수와 함께 톱을 달리는 아레카야자, 테이블야자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아레카야자는 NASA 공기정화식물 1위 어쩌구 바람도 잘 타서 인기가 정말 많다. 

1위가 진짜인지 여부는 나중에 따지도록 하고, 아무튼

테이블이고 아레카고 뭐고 야자들은 너무 비슷하게 생겼다!!

 

 

다행히 아레카야자와 테이블야자를 구별하기는 쉽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아레카야자는 잎이 마주나기고, 테이블야자는 어긋나기인것 같아. 그리고 테이블야자가 좀더 잎이 통통한 것 같네!'

라고 대충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와~~ 짝짝짝~!!! 테이블야자와 아레카야자의 차이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 

......

 

그러나 bamboo palm이 아레카인지 뭔지 알아보려면 의외로 깊은 심해로 빠져버리게 된다. 

여기서 멈추는게 좋을 것이다. 

 

 

자, 문제의 나사 공기정화식물 1위 어쩌구 하는 논문의 일부이다. 

bamboo palm은 Chamaedorea seifrizii, 통칭 대나무 야자다. 

이제 진짜 멈추고 뒤로가기를 누르자.

NASA 선정 공기정화식물 1위는 아레카야자가 아니란 것도 덤으로 알아내지 않았는가. 

(더 자세한건 2022.05.26 - [식물] - 아레카야자는 사실 공기정화식물 1위가 아니다? 참조)

 

 

어쨌건 아레카야자, 대나무야자, 테이블야자에 대해

한글로 주구장창 검색해봤자 더 자세한 정보는 찾을 수 없다.

영어명과 학명을 사용해서 검색해야만 한다. 

골때리는 점은, 너무나도 아명이 다양해서 헷갈린다는 것이다. 

특히 테이블야자는 table palm이라고 검색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테이블야자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것은 

아레카속의 Saribus rotundifolius 이다. 

 

진짜 Table palm. 누구세요?

빌어먹을 함정카드의 시작인 것이다. 

 

아레카 야자: Dypsis lutescens

아명: golden cane palm, areca palm, yellow palm, butterfly palm, bamboo palm

 

테이블 야자: Chamaedorea elegans

아명: palour palm, neanthe bella palm

 

대나무 야자: Chamaedorea seifrizii

아명: palour palm, bamboo palm

 

감이 오는가? bamboo palm, palour palm이 여기저기 혼용되어 쓰이고 있다.  

왜냐면, 서로 매우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가 스킨답서스라는 식물에도 있다.

참조: https://m.blog.naver.com/rotui/222514787633

동일한 식물인줄 알았는데 몇십년 후에 다른 식물로 밝혀지거나,

다른 식물인줄 알았는데 몇십년 후에 같은 식물로 밝혀져버리면

이미 고착화된 기존 통칭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스킨답서스는 사실 죄다 에피프렘넘이라는 식물이다. 

어쨌든 Bamboo palm이라는 아명이 좀 혼용되고 있긴 해도, 아레카야자는 Dypsis속이고  대나무야자는 Chamaedorea속이니까  위에서처럼 잎 모양으로 구별하면 되는 거 아냐?

 

아직도 더 자세히 알고 싶은가?

이젠 진짜로 뒤로가기를 누를 때가 되었다.. 


야자 지옥

야자 지옥을 만들어낸 원흉은 대나무야자, Chamaedorea seifrizii이다. 

 

딥시스와 세이프리지를 잎 모양으로 구별하고 싶지만,

Dypsis lutescens는 공교롭게도 Chamaedorea seifrizii와 매우 똑같이 생겼다. 

 

좌: 딥시스 우: 세이프리지

 

화분에 심긴 형태로 구분할 수 있겠는가? 괜히 둘다 bamboo palm으로 불렸던게 아니다. 

일반적인 검색으로 bamboo palm을 찾을 수 없는 이유다. 

 

딥시스와 세이프리지가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에 이어, 

아까의 palour palm이 발목을 잡는다. 

 

좌: 엘레강스 우: 세이프리지

 

테이블야자라고 부르는 Chamaedorea elegans

대나무야자라고 부르는 Chamaedorea seifrizii의 아형인 erumpens는 매우 똑같이 생겼다. 

오죽하면 seifrizii와 erumpens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종으로 여겨졌다가 Moore(1951)에 의해 같은 종임이 밝혀졌을 정도다. elegans와 seifrizii또한 괜히 palour palm이라고 불렸던게 아니다. 

 

화분에서 구분하기는 지극히 어렵고, 완전히 자란 형태를 보는 수밖엔 없다. 

줄기의 목질화 여부가 크게 갈린다.

물론 전문가가 보면 더 자세한 구별법이 있을 것이지만. 

좌: 완전히 자란 딥시스 우: 완전히 자란 세이프리지
완전히 자란 엘레강스

 

엘레강스(테이블야자)와 세이프리지(대나무야자)는 어떻게 구별하냐고? 

잎의 폭으로 구별하도록 하자. 

딥시스(아레카야자)와 세이프리지(대나무야자)는 어떻게 구별하냐고?

줄기의 목질화 여부로 구별하도록 하자. 

 

엘레강스와 세이프리지 erumpens는 어떻게 구별하냐고? 

목질화가 안된 딥시스 아성체와 세이프리지는 어떻게 구별하냐고?

...

.

이젠 진짜로 뒤로가기를 누르고, 교수님들께 여쭤보도록 하자.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린 당신의 탐구심에 경의를 표한다.